간호조무사에게 임플란트 시술 업무 일부를 시킨 치과의사의 자격을 정지한 것은 지나친 처분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3년 고양시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치과 건물주인인 B씨에게 임플란트 4개 시술을 일시불 지불 조건으로 400만 원에 해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임플란트 비용을 일시불로 지급하지 않았고, 건물 월세 문제로 서로 악감정이 쌓이자 A씨는 B씨가 보기 싫다며 간호조무사에게 B씨의 치아를 본뜨고 보형물을 넣어 굳힌 크라운에 접착제를 발라 시적하게 하는 등 업무를 대신하도록 하면서 이를 지켜보지도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A씨가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를 하게 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치과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림에 따라
A씨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크다”면서 “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것이 아니고, 피해 환자 B씨 한 명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지시를 하고 다른 환자들에겐 직접 의료행위를 했으며,
간호조무사가 A씨에게 치아 본을 뜨고 크라운 시적행위를 한 횟수는 각 3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치아 본뜨기는 치과의사의 업무 중 위험도와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업무로 분류돼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로 규정됐다”면서 “해당 의료행위로 B씨에게
구체적인 보건위생상 위험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이미 이 사건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면서 A씨의 행위를 정상 참작했다.
한편 의료법상 치아 본뜨기와 크라운 시적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요구하는 치료행위의 일부’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치아 본뜨기는 의사 외 치과위생사만 할 수 있으며, 진료보조행위를 하는 간호조무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임상에서 각 직역별 업무범위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명희 기자 nine@dentalarirang.com
※기사원문 : http://www.dentalarir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5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