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도 여름 휴가철이 찾아왔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한 유명한 광고의 문구처럼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치과계도 저마다 달콤한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름휴가는 치과마다 다르다. 며칠간 휴가를 계획해 치과전체의 휴무를 두는 경우, 개개인별로 휴가 스케줄을 다르게 협의해 휴가를 떠나는 경우 등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휴식도 잊은 채 쉬지 않고 운영하는 치과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름휴가를 따로 두지 않는 치과들은 ‘여름휴가 없는 치과’, ‘우리 치과는 여름휴가기간에도 항상 열려 있습니다’ 등의 문구로 홍보를 하기도 한다.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고 정상진료하는 것이 마케팅의 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
휴가시즌이 찾아와도 치과들이 휴가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일부 개원의는 경영에 대한 부담도 한 축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한 개원의는 “아무래도 휴가로 인해 근무일수가 줄어드는 데에 부담감이 없지 않다”면서 “개인적으로 치과가 열심히 나아가야할 시기라 생각하기도 하고 중요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굳이 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직원들만 교대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여러 명의 치과의사가 있어 휴가를 유동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치과와는 달리 단독 개원해 휴가 시 전체휴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영고민도 있지만 진료과 특성상 여름휴가를 미루거나 건너 뛰는 치과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소아치과나 교정치과의 경우 여름은 방학시즌으로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기
때문에 대부분 7, 8월을 피해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한 소아치과 원장은 “7월과 8월에는 평소의 2배 수준으로 환자예약이 몰린다. 때문에 여름방학시즌에는 가급적 휴가를 피하고 비교적 한가한 5월이나 6월에 항상 휴가를
떠나고 있다”면서 “오히려 비싸고 북적이는 성수기를 피해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입지에 따라 휴가를 결정하게 되는 치과도 있다. 오피스 지역에 위치한 A치과는 매년 직장인들의 여름휴가에 맞춰 휴가를 보내고 있다.
A치과 원장은 “오피스 주변에 위치해 환자 대부분이 근처 직장인들이다. 직장인들이 보통 7월 말에서 8월 초에 휴가를 가면서 진료예약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매년 직장인들과 같은 시기에 휴가를 떠나고 있다”면서 “때마침 그 시기가 치과기공소와 재료상들의 휴가시즌이기도 해 다함께 맞춰 휴가를 정하는 치과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Yolo(You Only Live Once)’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개인의 삶과 휴식에 조금 더 신경쓰고자 하는 개원의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 개원의는 “개원 초창기에는 조급한 마음에 평일, 휴일할 것 없이 하루라도 더 진료를 하자는 마음이 있었다”면서 “어느순간 내 자신에게도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고,
오히려 더 나은 진료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느낀 후 적절히 휴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워라밸을 많이들 강조하지만 먼저 일이 행복해야하고, 또 즐길 수 있어야만 진정한 워라밸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본업인 치과진료가 휴가를 위한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고,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언제 진료받으러 오기가 편할지를 먼저 생각하고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경영의 핵심이자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아현 기자 pah@dentalarirang.com
※ 기사원문 : http://www.dentalarir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6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