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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단체는 사회적 교섭에 나서야” 보건의료노조, 의협 앞에서 ‘노동기본권 교섭 촉구’ 기자회견

작성자정보통신위원회 등록일2022-07-27 조회1561

보건의료노조, 지난 14일 의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 개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노동조건 개선 등 요구사항 밝혀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7월 14일 오전 10시 대한의사협회(용산구 청파로) 앞에서 ‘모든 보건의료노동자를 위한 노동기본권 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가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기본권교섭은 의료기관의 반사회적·반공익적·비인간적·비윤리적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교섭이며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교섭으로 오늘 교섭이 의협, 병협, 치협의 거부·불참으로 성사되지 못했지만 모든 보건의료노동자를 위한 노동기본권교섭을 멈추지 않고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김정호 전략조직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순자 위원장은 취지 발언을 통해 “같은 보건의료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없는 작은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 병원협회과 의사협회, 그리고 치과의사협회에 교섭 공문을 보냈고 응답이 없어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나 위원장은“보건의료노조가 7년동안 투쟁해서 제정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라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그중 의사들의 임금은 약사의 3배, 간호사의 5배, 간호조무사보다는 9배나 더 많이 받고 있다, 의사의 임금은 의원일수록 더 많았지만 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더 열악한 상황이고 2010년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지적하고 “한 공간에서 일하는데 의사는 우리나라 최고임금, 노동자는 최저임금 받는 것이 공정사회냐?”고 물었다.
 
나 위원장은 또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의료기관을 대표해서 정부와 의정협의, 건정심, 인정심, 상종협의회 등 각종 정부위원회는 물론 모든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모성보호와 인권보장 관련 대화를 요청하는 자리를 거부하는 것은 가장 높은 사회적 책무를 이행해야 할 조직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하고 즉시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노동부는 적극적인 근로감독과 근로조건 자율개선 사업 등을 통해 작은 사업장뿐만 아니라 5인 미만 사업장의 법 위반에 대해 개선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고 복지부는 매년 인상된 병의원급 의료수가 인상에 대해 어떻게 배분되는지 분석하고 균형있게 배분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는 병의원 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교섭을 지원하면서 5인미만 사업장의 표준임금체계 등 사회협약을 통해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노동자 발언 시간에는 한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절절한 증언이 이어졌다. 23살에 일을 시작해 13년 동안 요양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했다는 이 노동자는 “아침 8시 30분부터 8시간을 30분 단위로 주로 뇌손상 척수손상 환자를 매일 재활치료를 하면서 10년 넘게 같은 일을 하다보니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를 얻었고 동료들도 어깨 근육 파열, 손목질환 등 근골격계 질환을 얻었고 너무 힘이 들어 주말에는 아무 활동을 하지 못하고 누워서 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병까지 얻어가며 힘들게 일했지만 6년 동안 오른 기본급은 16,000원이고 8~9년씩 일한 동료는 최저임금 올라야지만 임금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임금이 열악하다 보니“7년 전까지만 해도 70명 모두 정규직이었지만 현재 5년 이상 근무한 정규직은 10명 남짓으로 줄었다”며 직원들이 업무 강도와 저임금으로 너무 힘들어 버티지 못하고 퇴사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푸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는 “보건의료노조가 중소병원이나 의원에서 일하는 노동자 4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다양한 법 위반 사실들이 확인되었다”며 구체적으로“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는 경우,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법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나 모성보호 관련 조치들을 하지 않는 사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그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근로기준법 조항은 5인 이하에서 적용되지 않지만 그러한 법 조항을 이유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협회가 나서서 모든 보건의료인에게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중소병원·의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위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법 위반 사항을 명확하게 제기하고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평균 최고임금(의사, 2억3천만원)과 최저임금(간호조무사, 2803만원)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기관이 근로기준법마저 지키지 않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강도 높게 규탄하면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가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교섭에 책임있게 참가할 것을 촉구하고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활동계획을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기자회견 마지막 순서로 최희선 서울지역본부장과 원종인 인천부천지역 본부장이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의료현장에서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를 발표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대표단은 노동기본권교섭 요구안을 들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근로계약서와 임금명세서 교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와 징벌 금지 ▲쪼개기 계약 금지 ▲포괄임금제 폐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정상 지급 ▲실근로시간 인정 ▲주휴일과 관공서 공휴일, 노동절을 유급휴일로 보장 ▲고용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가입 ▲보수교육 유급 보장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가족돌봄휴가 보장 ▲임산부 보호 ▲태아검진시간·난임치료휴가 보장 ▲의료기관 내 폭력 및 괴롭힘 금지 ▲성희롱 예방교육 등의 내용이 담긴 노동기본권교섭 요구안을 병원협회에 전달했다. 의협에 대한 전달은 무산됐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17일까지 <중소 병·의원 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실태조사는 직종별 협회의 협조와 조합원이 아닌 미조직 노동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아울러 노동조합이 없는 현장 노동자와의 심층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총 4,058명의 중소 병·의원 노동자들이 참여하였으며, 보건의료노조는 7월 5일 <보건의료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출처 : 치위협보(http://news.kdha.or.kr)

기사 원문 : http://news.kdha.or.kr/news/articleView.html?idxno=1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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