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회 공지사항

전북회장님 억울한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다!!!

등록일2018-04-11조회8146

 저는 전라북도 치과위생사회 한은정입니다.

지난 44일 전라북도치과위생사회 임춘희 회장님은 중앙회 징계를 위한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차마 회장님을 혼자 가시게 할 수 없어 동행을 하였습니다. 이 쓰라린 경험을 전라북도 회원들에게 꼭 알리고 싶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임상 치과위생사로 살면서 협회가 왜 중요하고 내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제게는 따르고 싶고 존경하는 한 분이 계셨을 뿐입니다.

한 때는 스승이었고, 또 어떤 때는 임상의 호랑이 같은 실습 지도자로 그분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그저 선배가 좋아, 선배가 가는 길이기에 치과위생사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정신없이 쫓아다니다 어느 덧 후배들 앞에 서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 처음으로 서울의 고려대학교 인근에 대한치과위생사협회 회관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 이곳이 내가 한푼 두푼 박봉을 쪼개서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돈을 보탰던 회관이구나...

임상에 취업하여 처음 협회를 가입할 때 회관 건립기금이 가입비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고, 수시로 행사 때마다 회관 건립기금을 냈습니다. 그리고 임원이 된 뒤부터는 회관을 목표로 수시로 목돈을 만들어 중앙회로 보냈습니다.

전라북도회 회관은 없어도 중앙회만은 번듯하게 해 주자는 선배님이자 스승님의 말씀에 따라서 그저 그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내 머릿속에는 그 생각이 각인되었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독려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회관을 보자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좋은 날, 좋은 마음으로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날은 휴가를 냈습니다.

임상 근무지에서 하루 휴가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제게는 내 휴식보다 전라북도회 회장님 곁에 있어드리는 일이 더 중요했습니다.

 

나 윤리 위원회에서 오란다. 징계청구서를 보니 내가 엄청난 잘못을 했나보다. 어쩌냐

전화기 건너 들려오는 평상어로 가볍게 건네시는 그 말은 화상통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표정들이 읽힘은 아마도 오랜 기간 그분과 함께 한 시간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 무엇 때문에? 평생을 협회가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셨고, 간혹 중앙회에서 실수할 때도 총회에서 앞서 나가 전국 대의원들을 설득하셨고, 대의원 의장, 선거관리 위원장 등 평생 협회 요직에서 그 중책을 잘 수행하셨는데.....

그분을 다른 곳도 아니고 협회가...

왜 우리 회장님께 이런 가혹한 일을...

 

말할 수 없는 굴욕을 당하면서도 혼자 가겠다고 하셨지만 우린 차마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근무지에서 힘들게 휴가를 얻을 수 있었던 몇몇 임원들과 함께 기차에 올랐습니다.

 

서울 도착 오후 4시 반.

윤리위원회가 열리는 오후 6시 반까지는 시간이 있기에 밥이라도 한 끼 든든히 드시게 해드리고 싶어 주변 식당을 찾았지만 처음 온 장소라 주변을 헤매다 겨우 김치찌개집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윤리위원회에 가서 윤리위원들 앞에 당당하게 서야 하는데 몸에서 김치냄새 날까 염려되어 그 조차도 대접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회관 아래 작은 빵집에서 기다렸지요.

협회 회관은 굳게 닫혀 있었고 마치 아파트 입구마냥 벨을 눌러야 들어가는 건물인지라...

마침 직원이 우리를 발견하고 문을 열어 주어 다행히 1층에서 있을 수 있었습니다. 시종일관 분위기를 밝게 하시려고 우리를 위해 농담도 하시고, 괜찮다 하시는 회장님 얼굴에 어느새 이렇게 주름이 있었습니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흰머리도 오늘따라 가슴이 아픕니다. 저 주름을 우리가 만들었겠지...

 

60을 앞에 둔 회장님을 이렇게 50이 다 된 나이에도 지켜 드리지 못하고 동행이라는 소극적 방법으로 곁에 있는 내 자신이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었습니다.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있다면 분명 선배님은, 회장님은 단호하게 즉각 행동으로 나서 주셨을 것이 분명한데...

 

이윽고 회장님은 위층에 윤리위원회에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자리를 뜨시고 우리들은 회장님이 앉았던 인근에 덩그러니 놓여 진 식어가는 도시락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울컥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그리고 불현듯이 밀려드는 기억...

전주 사무실에서 회원 세미나가 있으면 아침부터 익산에서 김밥 주문하시고 전주까지 실어 나르셨지요. 힘드신데 왜 그러냐 하면~~

회원들이 먹는 건데 김밥 한 줄이라도 제대로 맛난 곳에서 주문해 먹여야지.” 나중에 부자 되면 더 좋은 것 주겠지만 지금은 김밥뿐이라도 회원들을 위해 통통하게 꾹꾹 채워서 맛집 김밥을 기어이 준비하시곤 하셨지요.

 

그런 분이셨는데 우리가 없었다면 이 공간에서 저 도시락을 혼자 드셨을 걸 생각하니 속절없이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참아야지

또 참아야지...

위층에 일반인과 치과의사 등으로 구성된 윤리위원들로 가득 찬 저 곳에서 혼자 계실 회장님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를 위해 애써 밝은 얼굴로 돌아오셔서 이말 저말 하시지만 제겐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약속하겠다고...

이 불명예를 반드시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우리를 위해 애쓰고 희생하신 시간 모두를 되돌려 드릴 수는 없지만 혼자 외롭게 만들지는 않겠다고...

그리고 명예가 회복 되시는 그날 따뜻한 도시락을 준비해서 함께 먹겠다고...